아티스트
아름다운 것은 원래 아름다웠던 것만이 아니다
최정화의 작품 앞에서는 쓰레기와 작품, 시장과 미술관, 싸구려와 아름다움의 경계가 이상할 만큼 쉽게 무너진다. 그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여주기보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눈앞에 세운다.
역사는 지나가도, 사람의 기억은 끝나지 않는다
임흥순의 카메라는 역사의 중심보다 그 뒤에 남겨진 사람을 향한다. 그는 사건을 대신 설명하기보다,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한 자리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기억의 목소리를 듣는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아도 괜찮은 세계
양혜규의 작품 앞에서는 사물의 이름이 조금씩 흔들린다. 블라인드는 벽이면서 통로가 되고, 빨래건조대는 몸이 되며, 방울과 인조 짚으로 만들어진 조각은 인간과 동물과 기계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존재가 된다.
당신의 꿈은 아직 현실이 아니지만, 그래서 가짜인 것은 아니다
정연두의 작품에는 현실과 가짜를 구분하는 명확한 선이 없다. 그는 오히려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풍경을 조금 흔들어놓은 뒤 묻는다. 지금 보고 있는 것만이 정말 한 사람의 전부일까.
이해할 수 없어서, 더 오래 바라보는 사람
신유청의 연극은 상처받은 사람을 쉽게 구하거나 비극에 명쾌한 결론을 붙이지 않는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타인 앞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고, 그 침묵 속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오래된 소리는 박물관에 있지 않는다
김준수의 무대를 따라가다 보면 ‘전통을 얼마나 잘 보존했는가’보다 다른 질문이 남는다. 오래된 소리가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의 몸을 통과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
목소리가 커질수록, 사람은 더 작게 보여야 한다
홍광호의 무대를 기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압도적인 목소리지만, 오래 남는 것은 그 목소리 뒤에 서 있던 사람이다. 그는 노래를 잘 들려주는 것보다 인물이 그 순간 왜 노래해야 하는지를 끝까지 연결하려 한다.
잘난 사람이 되기보다, 쓸 만한 사람이 되는 법
박정민이 연기하고 쓰고 책을 만드는 일을 오래 바라보면 하나의 태도가 겹쳐 보인다.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증명하기보다, 부족함을 인정한 자리에서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를 계속 묻는 사람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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