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아워벌스데이 [SQUEEZY], 잘해야 한다는 마음보다 우리 방식대로 움직여보자는 유쾌한 선언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 오늘 해야 할 일, 내일까지 끝내야 할 일, 앞으로 이루어야 할 것. 계획표와 할 일 목록은 삶을 정돈해주지만, 어느 순간 그것들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워벌스데이의 [SQUEEZY]는 바로 그 무거워진 마음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룬다. [SQUEEZY]는 2026년 8월 19일 발매된 아워벌스데이의 첫 싱글 [Our Birthday]의 타이틀곡이다. 펑크를 기반으로 한 댄스곡으로, 말랑한 스퀴시 장난감을 손으로 눌러 짜듯 복잡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털어내자는 메시지를 중심에 놓는다. 그래서 이 노래가 처음 건네는 태도는 의외로 단순하다.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하라고 하지 않는다. 일단 움직여보라고 한다. 머릿속의 물음표를 가지고도 앞으로 나아가고, 무거운 고민은 잠시 걷어차버린다.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도 모든 것을 지금 해결해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는다. 이 가벼움은 무책임과 조금 다르다. 오히려 삶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기술에 가깝다. 우리는 모든 선택에 정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성공적인 관계처럼 이미 만들어진 삶의 경로를 따라가면서 그 속도를 놓치면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SQUEEZY]는 그 정해진 방식에 장난스럽게 틈을 만든다. 뻔한 것은 재미없다고 말하고, 익숙한 클리셰를 마음껏 비틀어보자고 한다. 삶이 너무 단단해졌다면, 더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말랑하게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SQUEEZY’라는 제목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퀴시 장난감은 세게 누르면 모양이 찌그러지지만 손을 놓으면 다시 돌아온다. 공식 곡 소개에서도 이 이미지를 복잡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행위와 연결한다. 우리에게도 그런 탄성이 필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뒤 돌아올 수 있는 사람.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패해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노래에서 반복되는 ‘다시 튀어 오른다’는 이미지는 단순한 구호보다 조금 더 크게 들린다. 단단함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탄력인지도 모른다. 아워벌스데이가 이 곡에서 보여주는 청춘 역시 완벽하지 않다. 계획을 내려놓고, 이어폰 볼륨을 높이고, 스케이트를 타며 움직인다. 운동화 끈을 조이고 한 걸음, 두 걸음 자신의 리듬을 찾아간다. 여기에는 거창한 성공담이 없다. 대신 시작하는 사람의 에너지가 있다. 아직 무엇이 될지 정확히 모르지만 일단 자신의 이름이 들려오기를 기대하는 마음.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방식보다 ‘우리 방식’을 찾아보겠다는 태도다.


실제로 아워벌스데이라는 이름 역시 일 년에 한 번뿐인 생일처럼 매일을 자유롭고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의미와 연결되어 있다. [SQUEEZY]는 그런 그룹의 방향성을 첫 타이틀곡 안에 압축한다. 생일이 특별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그날의 내가 평소보다 훌륭해서가 아니다. 그냥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축하받는다. 어쩌면 우리가 평범한 날에도 조금씩 되찾아야 하는 감각이 그것인지 모른다.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좋은 하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계획을 전부 지키지 못해도 하루는 하루이고, 조금 흔들렸다고 해서 삶 전체가 잘못된 것도 아니다. [SQUEEZY]는 그런 이야기를 심각하게 설교하지 않는다. 장난스럽게 말하고, 반복하고, 춤춘다. 심지어 곡이 끝나는 듯한 순간에는 정말 끝난 줄 알았느냐며 다시 뛰어든다. 이런 구성 자체가 곡의 메시지와 닮아 있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박자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에서 발견하게 되는 위로는 ‘힘내’라는 문장과 조금 다르다. 계속 잘하지 않아도 된다는 쪽에 가깝다. 흔들려도 괜찮다면, 우리는 실패하지 않는 법보다 다시 움직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누군가는 지금 자신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계획했던 것보다 뒤처졌거나, 다른 사람의 속도를 보며 조급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에는 하나의 박자만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빠르게 시작하고, 누군가는 한동안 멈춰 있다가 다시 걷는다. 중요한 것은 남의 박자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리듬을 발견하는 일이다.

[SQUEEZY]는 바로 그 순간을 유쾌하게 밀어 올린다. 복잡한 생각은 잠시 쥐어짜고. 굳어버린 마음은 다시 말랑하게 만들고. 운동화 끈을 묶은 뒤 한 걸음 내딛는 것. 거창한 답을 찾지 않아도 된다. 때로 인생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다시 한번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작은 리듬일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