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보이넥스트도어 [Boom Boom Boom], 좋아한다는 마음은 왜 늘 생각보다 먼저 뛰기 시작할까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순간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특별했던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평범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별 의미 없이 눈이 마주쳤는데, 어느 날부터 그 사람이 신경 쓰인다. 연락이 오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만나기 전에는 거울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보이넥스트도어의 [Boom Boom Boom]은 바로 그 순간을 붙잡는다. 제목처럼 반복되는 ‘붐’은 단순한 의성어가 아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순간 통제할 수 없이 빨라지는 심장과 감정의 속도를 리듬으로 바꾼다. 보이넥스트도어가 꾸준히 노래해온 것도 이런 감정이다. 거대한 운명이나 완성된 사랑보다 좋아하기 시작한 순간의 어설픔, 연애 속 질투와 혼란, 헤어진 뒤의 후회처럼 우리가 실제 관계에서 겪는 감정을 솔직하게 옮겨왔다. 그래서 이들의 사랑 노래에는 종종 ‘멋있지 않은 나’가 등장한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긴장하고, 괜히 허세를 부리고,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당황한다.


[Boom Boom Boom]에서도 중요한 것은 완벽한 고백이 아니다. 좋아한다는 마음을 숨기려 할수록 더 크게 들려오는 심장 소리다. 우리는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너무 빠지지 않으려고 하고,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 바로 답하고 싶은 메시지도 잠시 기다렸다가 보낸다. 마음에도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 재미있는 이유는 그 전략이 자주 실패하기 때문이다. 머리는 천천히 가자고 말하는데 심장은 이미 달려간다. [Boom Boom Boom]이 가진 청춘성도 여기에 있다. 청춘이란 반드시 특정한 나이를 뜻하지 않는다. 계산보다 설렘이 조금 더 빨리 움직이고, 자신에게 일어난 감정을 아직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순간도 청춘이다. 그렇다고 설렘이 기쁨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나만 좋아하면 어떡하지. 고백했다가 지금의 관계까지 어색해지면 어떡하지. 좋아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행복해질 가능성을 맡기는 동시에 상처받을 가능성까지 받아들이는 일이다. 마음이 뛴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뜻만이 아니라, 이제 누군가에게 흔들릴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람은 사랑한다. 상처받을 가능성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궁금해하고 기다리고 만나러 간다. 어쩌면 사랑에서 가장 용기 있는 순간은 “사랑해”라고 말하는 때보다 그 직전인지도 모른다. 아직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데 자신의 마음부터 인정하는 순간.


[Boom Boom Boom]은 바로 그 불확실한 기쁨을 크게 들려준다. 보이넥스트도어는 청춘을 지나치게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다. 좋아하면 바보 같아질 수도 있고 질투할 수도 있다. 마음과 다르게 행동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서툶을 실패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흔적처럼 남는다. 완벽하게 계산된 관계에서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 소리가 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자신조차 당황하는 순간의 소리. 그것이 이 노래가 말하는 ‘붐’일 것이다. 그래서 [Boom Boom Boom]에는 의외의 위로가 있다.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우리는 사랑 앞에서 조금씩 이상해진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말을 하고, 관심 없던 것을 좋아하게 되고, 누군가의 하루가 궁금해진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내 세계 안에 다른 사람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평범했던 풍경의 의미도 달라진다. 평범한 거리가 약속 장소가 되고, 별 의미 없던 노래가 특정한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날짜가 기억해야 할 하루가 된다. 사랑은 그렇게 일상을 바꾼다.


[Boom Boom Boom]은 그 변화를 심각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밝고 경쾌하게, 몸이 먼저 움직일 만큼 직관적으로 밀어붙인다. 모든 감정에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듯이.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노래가 한창 사랑에 빠진 순간의 배경음악처럼 들릴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래전에 지나온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메시지 하나에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고, 약속 하나를 기다리며 며칠을 보냈던 시절. 돌아보면 사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반드시 관계가 완성된 뒤만은 아니었다. 상대의 마음도 미래도 몰랐지만, 그래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던 시간. [Boom Boom Boom]은 바로 그 순간을 노래한다. 아직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이르고, 아무 감정도 아니라고 하기에는 심장이 너무 크게 뛰는 순간. 우리는 언제부터 사랑을 너무 많이 계산하게 되었을까. 어쩌면 가끔은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를 분석하기보다 그 움직임 자체를 바라봐도 괜찮을 것이다. 심장이 먼저 알고 있다면. 생각은 조금 늦게 따라가도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