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nail

아티스트

<반말 인터뷰> 회화작가 홍지희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열여섯 번째 친구

강선정2026. 04. 17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해.
나는 아티스트 홍지희야.

오늘 아침은 어떻게 시작했어?
오늘은 따뜻한 물 마시고, 음악 들으면서 간단히 스트레칭하고 하루 시작했어.

좋아하는 시간대 있어?
낮에는 이것저것 업무가 많아서, 오히려 저녁 8시 이후가 좋아.
그때가 좀 조용한 시간이라 그림 그리는데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

요즘 꽂혀 있는 거 있어?
요즘은 90년대 영화나 음악, 옷 같은 거에 꽂혀 있어.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니까, 오히려 그런 것들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

레니 크라비츠 같은 음악 들으면서 작업하기도 하고.

최근에 산 것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건?
공업용 청소기 샀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작업할 때 재료들이 거칠고 날카로운 게 많아서 그런 걸 정리할 때 진짜 편해.

그리고 홍콩에서 산 90년대 빈티지 시계도 되게 마음에 들어.
거칠고 날카로운 것들로부터, 작업 시작.
작업 보면 분위기나 감각이 되게 중요해 보이던데, 그런 감각은 어디서 많이 영향을 받아?
나는 일부러 외부 매체 영향은 좀 줄이려고 하는 편이야.
TV도 잘 안 보고, 내가 선택해서 보는 영화나 전시, 책 정도만 보는 편이고.

요즘은 너무 정보가 많아서 오히려 헷갈리더라고.
그래서 일부러 좀 덜 받으려고 해.

대신 산책하거나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에, 그런 감각이 더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 같아.
여행 가면 감각이 다시 환기되는 느낌도 있고.

오! 생각하지 못했어
보통은 외부에서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줄이려고 한다는 게 신기하다.
그럼 혹시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이 따로 있어?
사실은 샤워할 때… (웃음)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갑자기 떠오를 때가 많아.

그림은 언제부터 좋아했어?
진짜 어릴 때부터. 두 살 때부터 그렸대.
말하기 전부터 가위질하고 그림 그리고 그랬다고 엄마가 그러시더라.

그림을 좋아하면서 자연스럽게 작가의 길로 들어선거야?
원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고, 전공은 디자인 베이스였어.
그림은 계속 그리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디자인을 했던 거고.

근데 하다 보니까 ‘아 나는 작가 성향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넘어온 것 같아.

예전에 그냥 기록처럼 SNS에 그림을 올렸는데,
그걸로 연결이 되면서 작업 기회가 생겼고.
운도 있었지만, 계속 그리고 공부해왔던 게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

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해?
안 그리면 삶이 좀 무의미하게 느껴져.

어릴 때는 그냥 놀이였고, 지금은 안 하면 불안한 상태가 된 것 같아.
계속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느낌?

그리고 그림 그릴 때 몰입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약간 명상 같아.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 느낌에 약간 중독돼 있는 거 같기도 하고(웃음)
그런 순간에 매력을 느끼니까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
아무 생각도 없는 순간에, 가장 깊이 몰입 돼
힘들 때는 어떻게 넘기는 편이야?
보통은 몸이 힘든 경우가 많아서, 운동을 하거나 밖에 나가.
친구들이랑 얘기하거나 가족이랑 시간 보내고.
혼자서 계속 쌓아두기보다는, 고립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야.

사실 난 그림이 좀 어렵더라구..
나에게 너의 작업을 쉽게 설명해줄 수 있어?
그림은 그냥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거라고 생각해.
그림도 언어처럼, 각자 해석하는 거.

나는 내 무의식이나 잔상 같은 것들이 포착되는 순간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일상에서 본 평범한 것들이 모여서
빛이 되고 희망이 된다는 컨셉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게 더 확장되고 있는 것 같아.

“Chandel, Chandelier” 전시는 어떤 이야기였어?
내가 생각하던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아니라 흐릿한 이미지라 궁금했어.
나는 흐릿한 이미지를 좋아해.
책이나 영화에서 열린 결말이 있듯이,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게 좋거든.

명확한 이미지는 그런 여지를 없애는 것 같아서,
나는 그런 ‘흐릿하게 보는 방식’도 회화라고 생각해

그리고 샹들리에는 평범한 물질들을 모아서 빛을 만드는 구조잖아.
그게 내가 그동안 해온 작업이랑 닮아 있어.
나는 평범한 물질을 모아서 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거든.

그 평범한 물질은 촛불(Chandel)이고, 그게 연결되면 샹들리에가 되는 거지.
그리고 어느 순간 촛불 하나가 사람처럼 보이더라.,
사람도 그렇게 각자 소멸해가면서 빛을 내고,
서로 연결되면서 환대하는 존재라고 생각했어.
하나의 빛이, 연결되며 하나의 형태가 된다.
전시가 끝나면 느낀 점 있어?
작년에 일부러 전시를 연속으로 많이 했거든.
신작으로 계속.

그걸 하면서 ‘아 내가 이 정도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고,
생각보다 사람들의 감각이 비슷하다는 것도 느꼈어.
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만든 그림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도 좋더라.

요즘 하고 있는 작업은?
요즘은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작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됐거든.

그래서 ‘Living Together’라는 주제로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보려고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샹들리에 작업이 제일 기억에 남아.
처음 시작한 작업이기도 하고, 조금씩 변화가 되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나랑 닮은 작업인 것 같아.

너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뭐야?
믿음.
그리고 공감.
이 일은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
나를 믿는 거, 그리고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은?
좀 더 큰 스케일 작업 해보고 싶어.
야외 설치나 무대 작업 같은 거.
“이렇게 몸집이 작은 사람이 이렇게 큰걸 했다니!” 그런 느낌?
그런 작업이 더 감동이 있는 것 같아.

최근에 벽화 작업도 해봤는데, 힘들긴 했지만 재밌었어.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고.

이건 인터뷰랑 별개로, 그냥 궁금해서..
난 그림을 잘 못 그리거든.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더라.
맞아, 근데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사실 중요하지 않아.
그냥 낙서라도 계속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각도 따라오고,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이 쌓이는 거니까.

글  :  강선정 에디터

choicek@wefeel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