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 전시
맥스 시덴토프 개인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다. 자세히, 그리고 오래 들여다본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다정함이 묻어나는 행위다.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열리고 있는 《Seriously Not Serious》 맥스 시덴토프는 평범한 것들을 오래 바라보며, 지극히 일상적인 요소들을 유쾌한 시선으로 해석하고 표현해낸다. 에디터는 이미 전시 메인 포스터에서 눈과 마음을 빼앗겼다. 기존의 클리셰를 박살내고, 그 뒤틀린 틈에서 새어나오는 유머를 마주할 때 나는 다소 야릇한 희열을 느낀다. 전시 포스터를 보자마자, '유레카' 그 길로 바로 달려갔다. 그리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입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작가 자신을 똑같이 빚어낸 조형물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었다. 자신을 희화화한 작품들 앞에서 사람들은 웃고, 사진을 찍고, 그렇게 작가와의 거리를 좁혀갔다.
맥스는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익살스러움은 다양한 모양을 한 채, 조금씩 메시지를 건네고 있었다.


<선천적 vs 후천적> 동일한 모양의 달걀 1003개가 놓인 선반이 있다. 각 달걀에는 승자, 패자, 시인, 불량배 등 삶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라벨이 붙어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존재에게 이미 완성된 프레임을 씌워놓는 것. 한 사람의 가능성을 짓밟고, 단정짓는 폭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겉모습은 다 똑같이 가지런한 달걀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지 모르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들인데 말이다. <돈 워리, 비 해피> 물속에 절반쯤 잠긴 팔 하나. 첫 인상은 기이하고 웃겼다 . 근데 웃음 뒤에 통쾌함이 따라왔다. 아무 대책도, 대안도 없이 괜찮다고만 하는 세계. 그게 진짜 그 사람을 위한 말인지 이 작품은 정직하게 묻고 있었다. 비현실적 긍정 뒤에 방치된 현실을 이렇게 유쾌하게 꼬집다니, 속이 다 시원했다. 맥스가 아이디어를 구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명확성이라고 했다. "나의 할머니가 장황한 큐레이터의 설명 없이도 작품을 이해한다면, 성공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추상적이거나 난해하지 않다.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고, 보다 보면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가닿는다. 사물을 오래 들여다보는 맥스만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무심코 웃음이 나다가 문득,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지점에 도달한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풍자. 공감하면서 속이 시원해지는 순간들. 《Seriously Not Serious》는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열리는 맥스 시덴토프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이다. 자세히, 오래 보아야 보이는 것들. 맥스의 전시는 그 시간을 기꺼이 내어줄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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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보라 에디터
bora@wefeel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