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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해진 길보다, 내가 선택한 속도

BIBI 〈My Pace〉, 운명과 기준을 넘어서는 한 사람의 방식

미디어2026. 04. 17
비비(BIBI)의 〈My Pace〉는 단순한 자기 위로의 노래가 아니다. 이 곡은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OST Part.1으로 공개되며, 작품의 서사와 맞물려 더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드라마가 다루는 세계는 신분과 규칙,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기준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 안에서 이 노래는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 정해진 방식대로 살아야 하는가.

이 곡의 핵심 주제는 ‘속도’이지만, 단순한 빠르기나 느림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의 속도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 가깝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리듬으로 살아가는 선택. 〈My Pace〉는 그 선택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선언한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각자의 위치와 역할 속에서 갈등하는 것처럼, 이 노래 역시 외부의 기준과 내면의 목소리 사이에서 흔들리는 상태를 담고 있다.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기대되는 모습과 진짜 자신 사이의 거리. 〈My Pace〉는 그 간극을 부정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향을 찾으려 한다.



비비의 보컬은 이 메시지를 더욱 현실적으로 만든다. 과장되지 않은 톤, 담담하게 이어지는 감정선. 이 노래는 누군가를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에게 말하듯 흘러간다. “괜찮아, 지금 속도 그대로도.” 그 문장은 크게 외치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My Pace〉가 전달하는 가치관은 비교에서 벗어나는 삶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더 빠르고, 누군가는 더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노래는 그 기준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정말 같은 속도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특히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맥락에서 이 곡은 더 입체적으로 읽힌다. 정해진 신분과 역할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물들에게, ‘나의 속도’라는 개념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일종의 저항이다. 타인의 기대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태도. 이 노래는 그 태도를 음악으로 풀어낸다.



이 곡이 주는 위로는 현실적이다. 빠르게 나아가지 못해도 괜찮고,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져도 괜찮다는 것. 중요한 것은 남들과 같은 속도가 아니라,  내가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인식은 삶을 바라보는 기준을 바꾼다.

공감 포인트는 ‘속도의 불안’이다. 우리는 종종 뒤처지고 있다는 감각에 사로잡힌다. 특히 타인의 성취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그 불안이 더 커진다. 〈My Pace〉는 그 감각을 완전히 없애주지는 않지만, 그로부터 한 발짝 떨어지게 만든다.

철학적으로 보면 이 곡은 삶의 기준에 대한 재정의다. 우리는 왜 특정한 속도를 정상이라고 믿는가. 그리고 그 기준은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가. 〈My Pace〉는 그 질문을 통해, 삶의 방향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도록 만든다.

비비는 이 노래를 통해 단순한 메시지를 반복하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태도를 보여준다. 타인의 속도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 그 선택은 때로 불안하고 외로울 수 있지만, 동시에 가장 솔직한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결국 〈My Pace〉는 이렇게 말한다. 삶은 경쟁이 아니라 흐름이라고. 그리고 그 흐름은 각자 다르게 흘러가도 괜찮다고. 이 노래를 듣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남들과 같은 속도를 요구받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떤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가.

“남들이 정한 속도가 아니라, 내가 숨 쉴 수 있는 속도로 살아가는 것.”
“I just go my pace, no need to rush”
BIBI(비비) _ My Pace(Perfect Crown(21세기 대군부인) OST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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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미디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