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KISS OF LIFE 〈Who is she〉, 정체성을 묻는 가장 낯선 질문
KISS OF LIFE의 〈Who is she〉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누구인가.” 단순한 호기심처럼 보이지만, 이 질문은 곧 자기 자신을 향한다. 이 곡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시작되지만, 결국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불확실한지, 그리고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드러낸다.
이 노래의 핵심은 ‘보여지는 나’와 ‘실제의 나’ 사이의 간극이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다. 누군가에게는 밝고, 누군가에게는 차갑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억된다. 〈Who is she〉는 그 모든 모습 중 무엇이 진짜인지 묻는다. 혹은, 애초에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가사 속 화자는 스스로를 객관화하려 한다. 마치 제3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듯이. 이 방식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우리는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평가와 반응을 통해 스스로를 규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곡은 그 구조를 조용히 드러낸다.


KISS OF LIFE의 보컬은 이 질문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절제된 톤으로 이어가는 방식은 곡의 메시지와 닿아 있다. 확신보다는 의문, 선언보다는 탐색. 이 노래는 답을 말하지 않고, 질문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Who is she〉가 전달하는 가치관은 정체성의 유동성이다. 우리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상황과 관계 속에서 계속 변화하는 존재다. 그 변화는 때로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노래는 그 양면성을 모두 인정한다. 이 곡이 주는 위로는 다소 독특하다. 대부분의 노래가 ‘너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정의를 내려주려 한다면, 〈Who is she〉는 오히려 그 정의를 유예한다. 아직 모르는 상태로 있어도 괜찮다는 것. 스스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다.


공감 포인트는 현대적인 자아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SNS와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보여주고, 동시에 평가받는다. 그 과정에서 진짜 자신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지는 순간이 생긴다. 〈Who is she〉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철학적으로 보면 이 곡은 ‘자기 인식’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그리고 그 정의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타인의 시선인지, 아니면 자신의 내면인지. 이 노래는 그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KISS OF LIFE는 이 곡을 통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내면의 서사를 보여준다. 외적인 콘셉트보다, 그 안에 있는 질문에 집중한다. 그래서 〈Who is she〉는 듣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결국 이 노래는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상태를 남긴다. 아직 정의되지 않은 나, 계속 변하고 있는 나, 그리고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태도. 이 곡을 듣고 나면, 스스로를 규정하려는 마음이 조금은 느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