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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타인의 시선 속에서 만들어진 ‘나’

KISS OF LIFE 〈Who is she〉, 정체성을 묻는 가장 낯선 질문

미디어2026. 04. 17
KISS OF LIFE의 〈Who is she〉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누구인가.” 단순한 호기심처럼 보이지만, 이 질문은 곧 자기 자신을 향한다. 이 곡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시작되지만, 결국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불확실한지, 그리고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드러낸다.

이 노래의 핵심은 ‘보여지는 나’와 ‘실제의 나’ 사이의 간극이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다. 누군가에게는 밝고, 누군가에게는 차갑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억된다. 〈Who is she〉는 그 모든 모습 중 무엇이 진짜인지 묻는다. 혹은, 애초에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가사 속 화자는 스스로를 객관화하려 한다. 마치 제3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듯이. 이 방식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우리는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평가와 반응을 통해 스스로를 규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곡은 그 구조를 조용히 드러낸다.



KISS OF LIFE의 보컬은 이 질문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절제된 톤으로 이어가는 방식은 곡의 메시지와 닿아 있다. 확신보다는 의문, 선언보다는 탐색. 이 노래는 답을 말하지 않고, 질문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Who is she〉가 전달하는 가치관은 정체성의 유동성이다. 우리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상황과 관계 속에서 계속 변화하는 존재다. 그 변화는 때로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노래는 그 양면성을 모두 인정한다.

이 곡이 주는 위로는 다소 독특하다. 대부분의 노래가 ‘너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정의를 내려주려 한다면, 〈Who is she〉는 오히려 그 정의를 유예한다. 아직 모르는 상태로 있어도 괜찮다는 것. 스스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다.



공감 포인트는 현대적인 자아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SNS와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보여주고, 동시에 평가받는다. 그 과정에서 진짜 자신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지는 순간이 생긴다. 〈Who is she〉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철학적으로 보면 이 곡은 ‘자기 인식’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그리고 그 정의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타인의 시선인지, 아니면 자신의 내면인지. 이 노래는 그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KISS OF LIFE는 이 곡을 통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내면의 서사를 보여준다. 외적인 콘셉트보다, 그 안에 있는 질문에 집중한다. 그래서 〈Who is she〉는 듣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결국 이 노래는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상태를 남긴다. 아직 정의되지 않은 나, 계속 변하고 있는 나, 그리고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태도. 이 곡을 듣고 나면, 스스로를 규정하려는 마음이 조금은 느슨해진다.

“정답이 없는 나를 그대로 두는 것, 그게 가장 솔직한 태도다.”
“Who is she, the one I’m looking at”

글  :  미디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