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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살아내는 이유는, 결국 사람이다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가 기록한 한 인간의 시간

미디어2026. 03. 25
이 책은 한 사람의 삶을 기록한 구술 서사다. 강순희가 살아온 시간을, 유시민과 김세라가 듣고 정리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개인의 회고록을 넘어선다. 한 인간이 시대를 통과하며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자, 삶을 지탱하는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세계관은 거칠다. 가난, 노동, 가족, 상실 같은 단어들이 일상처럼 반복된다. 그러나 그 세계는 비극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속에서 살아가는 태도가 중심에 놓인다. 강순희의 이야기는 특별한 성공담이 아니다. 대신 누구에게나 닿아 있는 현실의 이야기다. 그래서 더 깊게 남는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살아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강순희의 삶은 수많은 어려움으로 채워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는다. 그 이유를 이 책은 거창한 철학이나 신념에서 찾지 않는다. 대신 아주 단순한 감정, 즉 사랑에서 찾는다. 가족을 향한 마음, 사람을 향한 애정이 삶을 계속 이어가게 만든다.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가 지닌 가치관은 분명하다. 삶은 혼자서 버티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어진다는 것. 우리는 흔히 강해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강순희의 삶은 이를 반복해서 증명한다.

또한 이 책은  “고통을 견디는 방식”에 대해서도 말한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고, 삶의 일부로 남는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달라진다. 강순희는 고통을 특별하게 해석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하루를 살아내고, 다음 날을 맞이한다. 그 반복 속에서 삶은 이어진다. 이 태도는 독자에게 묘한 안정감을 준다.

철학적으로 이 책은 삶의 의미를 단순화한다. 우리는 종종 삶의 목적을 거창하게 설정하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말한다. 살아야 할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만으로도 삶은 지속될 수 있다고. 이 단순함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만든다.

이 책이 주는 위로는 강하지 않다. 대신 오래 남는다. 힘내라는 말 대신,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잘하지 못해도,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고.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는 삶을 잘 살아야 한다는 압박을 내려놓게 만든다.

읽고 나면 거창한 결심이 생기지는 않는다. 대신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살게 만들고 있는지. 이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이미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꺼내 보여준다.

“사랑이 있으니까,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지더라고요.”
당신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누구였나요?

글  :  미디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