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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반말 인터뷰> 웃음으로 현실을 가장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이유진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스물 세 번째 친구

이은영2026. 07. 02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해.
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열심히 육아 중인 애기 엄마, 
이유진이야.

Q. 오늘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이나 행동은?
7개월 된 아들 똥기저귀부터 갈아줬어. 엄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지.

Q. 최근 구매한 물건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하나 자랑해줘.
여름용으로 뜨개질한 애기 비니 모자를 샀는데 엄청 마음에 들어. 
구멍이 뚫린 얇은 실로 되어 있어서 엄청 시원해.
엄마와 코미디언, 두 역할을 가장 행복하게 해내는 일상.
Q. 좋아하는 시간대가 있어?
밤이 좋아. 
일에 집중도 잘 되고, 애기도 잘 시간이니까. 
통잠을 자는 건 아니라 중간에 깨긴 하는데, 엉덩이 좀 토닥여주면 다시 잘 자는 편이야. 
다행히 잠을 못 자서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데, 가끔 피곤하긴 해.

Q.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스키장 가서 스키를 엄청 타고 싶어. 
근데 지금 여름이라 안 되겠지? (웃음) 아니면 바르셀로나 같은 스페인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결혼하고 나서는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애기 낳고 나서는 진짜 한 번도 못 갔거든. 
나는 휴양지보다 돌아다니는 관광형을 좋아하는데, 
왜 애기 엄마들이 여행을 못 간다고 하는지 이제야 알겠더라고.
바르셀로나에서 발걸음을 계속 멈추게 했던 순간들
Q. 애니/책/영화/음악/드라마 등 최애 작품 뭐야? 
영화 <어바웃 타임>! 
처음 나왔을 때 봤는데 너무 감동적이었어. 
시간을 되돌려서 아빠랑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진짜 오열했지. 엄청 많이 본 것 같아. 
보통 틀어놓고 소리를 들으면서 내 할 일을 하는 스타일인데, 
어차피 내용을 다 아니까 백그라운드 뮤직처럼 틀어놔.

Q. 무대에서 웃음이 안 터질 땐 어떻게 대처해? 연습하는 스타일이야, 즉흥적인 스타일이야? 
다행히 나는 한 번도 분위기가 싸해진 적은 없어. 
만약 생각했던 것보다 웃음이 저조하다 싶으면 관객들한테 “안 웃으면 따먹을 거예요”라고 던져. 
그러면 엄청 잘 웃더라고. 그리고 난 미리 연습하는 스타일이 아니야. 
어차피 열심히 외워봤자 무대 올라가면 그대로 못 하거든. 
그냥 키워드 정도만 머릿속에 넣고 올라가서 라이브로 던지는 스타일이야.

Q. 소속된 '코미디클럽198' 분위기는 어때? 거기서 너가 서열 몇 위라고 생각해? 
당연히 내가 서열 1위지!!!! 
유일한 여자라 오빠들이 많이 챙겨주기도 하고, 내가 일을 벌이는 걸 잘하거든. 
마무리는 잘 못하지만 시작하면 제대로 해보는 스타일이라 초반에 투자를 좀 많이 했어. 
로고도 만들고 포스터도 내가 직접 다 만들었지. 일이 많아진 만큼 서열도 같이 높아진 것 같아. 
만약 우리가 어릴 때 만났으면 안 맞았을 텐데, 서로 나이가 좀 들어서 만나서 그런지 싫은 게 있어도 맞춰가면서 합리적으로 잘 지내. 코미디클럽198이 이름처럼 1980년대생들이 모인 곳이라 내가 제일 어려. 
요즘 코미디 하는 친구들에 비해 연령대가 비슷하니까 또래 감성으로 잘 맞아.
무대 밖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순간.
Q. 프로필에 '2027년 2월 13일 관객 1000석 채우기 프로젝트'라고 있던데, 
지금이라면 얼마나 올 것 같아? 
일단 지인들 영혼까지 끌어모으면 100명은 오겠지? 
사실 릴스 팔로워를 내년까지 무조건 1만 명 만들려고 하거든. 목표는 올해 9월까지인데… 
솔직히 9월까지는 안 될 것 같고, 최대한 많이 오면 200명 정도 오지 않을까? 
사실 1000석을 진짜 다 채우는 게 목적이 아니야. 
1000석 중에 텅텅 비어있는 객석 자체를 하나의 웃음 포인트로 만들어서 콘텐츠화하려는 빅픽처지. 
그리고 목표를 크게 잡아놔야 달리는 스타일이라 1000석을 지른 것도 있어. 
5분의 1도 안 찰 수 있지만, 그것 나름대로 재미있잖아?

Q. 진행하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어? 
ENA에서 방영한 <구독왕>이라는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어.
'러브갤럭시'로 활동할 때 유튜버들끼리 서바이벌 하는 전쟁 같은 프로그램이었는데, 
(통편집돼서) 방송에 제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경쟁하며 올라가는 과정에서 제일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에어로빅 선생님까지 섭외해서 찍고 그랬거든. 그때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

Q. 잘하고 싶어서 조바심 났거나 부담감 때문에 일을 망쳤던 적은?
잘 기억이 안 나. 
나는 일이 망해도 ‘이것도 다 경험이다’, ‘망해본 경험도 나한테 도움이 되겠지’ 하면서 정신 승리(?)하고 넘어가는 편이거든. 일을 망쳤다고 속상해했던 기억은 별로 없어. 
그 실패를 통해 무언가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게 내 마음이 편하니까 그렇게 믿어버려.

Q. 솔직히 그런 수위 높은 단어들이나 매운맛 드립을 칠 때 악플 걱정은 안 돼? 
 댓글 반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거나 상처받았던 적이 있어?
악플도 많이 달렸고, 맘카페에서 비판을 받은 적도 있어. 그때는 정말 속상했지. 
하지만 상처를 받기보다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글을 쓰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컸어. 
나를 욕하는 건 괜찮지만 가족까지 건드린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 같아. 
다행히 그런 일은 아직 없었지만, 아들이 커서 나 때문에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있어. 
가끔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럴수록 더 유명해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

Q. 힘든 시간이 찾아올 때 극복하는 너만의 방법이 궁금해.
그냥 빨리 휘발시켜버리는 성격이야. 예전에 심리 검사를 했는데 힘든 걸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성향이래. 
남들한테는 트라우마가 될 상황도 난 금방 잊어버려. 
나한테는 장점인데, 아기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아기한테 공감을 잘 못 해줄 수 있어서 단점이 될 수도 있대. 
아들의 감정을 위해서 공감하는 법을 약간 ‘학습’해야 할 것 같아. 
아무튼 힘들 때는 그냥 자거나 친구들 만나서 떠들면서 풀어. 말은 많은데 속마음을 다 털어놓는 친구는 한정적이야.

Q. 스스로 생각했을 때 ‘나 이거 진짜 멋있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마음껏 자랑해줘.
남들이 쉽게 꺼내지 못하는 팩트를 일상에서도 잘 날려. '팩폭 제조기'랄까? 
그렇다고 기분 나쁘게 때리는 게 아니라, 
뼈 때리고 나서 결국엔 공감하고 토닥여주니까 주변 친구들한테 고민 상담을 되게 많이 받아. 
코미디를 할 때도 다들 다루기 어려워하거나 말하기 힘들어하는 주제를 던지는데, 
다른 사람들보다는 그걸 덜 불편하게, 위트 있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그게 내 진짜 멋진 장점이야
언젠가 다시 가족과 찾고 싶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행복했던 여행
어디서든 유쾌한 에너지로 분위기를 만드는 나 이유진
Q. 너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뭐야? 
여행 가는 게 너무너무 좋아. 혼자 가든 같이 가든 상관없어. 그래도 역시 가족이랑 가는 게 제일 재미있지. 신혼여행 때 신랑은 내향형이라 몰디브를 원했지만, 결정권은 나한테 있어서 아프리카로 갔거든? 결과는 대성공, 신랑이 너무 좋아했어. 애기 키우다 보면 아프리카를 언제 가보겠어? '지금이 타이밍이다' 싶어 결정했는데 세렌게티에서 동물들 다 보고 초자연적인 풍경을 즐긴 게 최고였어. 몇 천 마리의 동물들 사이에서 치타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도 대박이었고. 10년 후에 첫째랑, 앞으로 계획 중인 둘째까지 데리고 멋진 엄마이자 와이프로서 가족 다 함께 다시 한번 가고 싶어.

Q.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히 나눠줘.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내 1000석 공연에 꼭 와주셨으면 좋겠어. 
내 개그가 자극적인 주제일 수도 있지만, 
스탠드업 하는 친구들 중에 자기 얘기가 아닌데 소설 써서 무대 올라가는 애들 많거든? 
근데 나는 무조건 100% 내 경험담만 바탕으로 해. 
그래야 대본을 안 외우고도 라이브로 할 수 있으니까. 외워서 하는 건 내 체질이 아니야. 
그래서 많은 분이 더 리얼하게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 
육아, 출산, 결혼, 사회 이슈 같은 것들을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고, 
좀 더 시원하게 웃으며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

글  :  이은영 에디터

senseyong@wefell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