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스물 세 번째 친구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해. 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열심히 육아 중인 애기 엄마, 이유진이야. Q. 오늘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이나 행동은? 7개월 된 아들 똥기저귀부터 갈아줬어. 엄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지. Q. 최근 구매한 물건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하나 자랑해줘. 여름용으로 뜨개질한 애기 비니 모자를 샀는데 엄청 마음에 들어. 구멍이 뚫린 얇은 실로 되어 있어서 엄청 시원해.

Q. 좋아하는 시간대가 있어? 밤이 좋아. 일에 집중도 잘 되고, 애기도 잘 시간이니까. 통잠을 자는 건 아니라 중간에 깨긴 하는데, 엉덩이 좀 토닥여주면 다시 잘 자는 편이야. 다행히 잠을 못 자서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데, 가끔 피곤하긴 해. Q.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스키장 가서 스키를 엄청 타고 싶어. 근데 지금 여름이라 안 되겠지? (웃음) 아니면 바르셀로나 같은 스페인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결혼하고 나서는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애기 낳고 나서는 진짜 한 번도 못 갔거든. 나는 휴양지보다 돌아다니는 관광형을 좋아하는데, 왜 애기 엄마들이 여행을 못 간다고 하는지 이제야 알겠더라고.

Q. 애니/책/영화/음악/드라마 등 최애 작품 뭐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어바웃 타임>이야. 처음 봤을 때 정말 큰 감동을 받았고, 특히 시간을 되돌려 아빠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에서는 볼 때마다 오열했던 것 같아. 너무 좋아해서 여러 번 봤고, 결혼식도 영화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야외 예식장에서 했는데, 정말 만족했어. 지금도 종종 틀어놓는데,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어서 집중해서 보기보다는 영화 속 음악과 분위기를 백그라운드처럼 틀어놓고 내 일을 하는 편이야. Q. 무대에서 웃음이 안 터질 땐 어떻게 대처해? 연습하는 스타일이야, 즉흥적인 스타일이야? 정말 다행히 아직까지 무대에서 분위기가 싸해진 적은 없었어. 만약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조금 약하다 싶으면 관객들한테 “안 웃으면 따먹을 거예요”라고 농담처럼 던져. 그러면 그 한마디에 오히려 더 잘 웃더라. 그리고 나는 미리 대본을 완벽하게 외우는 스타일도 아니야. 암기가 잘 안되서 아무리 연습해도 막상 무대에 올라가면 그대로 안 되더라고. 그래서 키워드 정도만 머릿속에 넣고 올라가서 관객들 반응 보면서 그때그때 라이브로 풀어가는 스타일이야. Q. 소속된 '코미디클럽198' 분위기는 어때? 거기서 너가 서열 몇 위라고 생각해? 당연히 내가 서열 1위지! 유일한 여자라 오빠들이 많이 챙겨주기도 하고, 외모 순위로는 내가 1등이라고 생각해. (웃음) 그리고 코미디클럽198이 이름처럼 1980년대생들이 모인 팀이라 내가 막내야. 그래서 오빠들이랑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지내고, 또 요즘 코미디 하는 친구들이랑도 나이 차이가 크게 안 나다 보니 또래 감성으로 잘 맞는 것 같아.

Q. 프로필에 '2027년 2월 13일 관객 1000석 채우기 프로젝트'라고 있던데, 지금이라면 얼마나 올 것 같아? 일단 지인들까지 영혼 끌어모으면 100명 정도는 오지 않을까 싶어. 지금은 릴스 팔로워를 최대한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고, 원래 목표는 올해 9월까지 1만 명이었는데 현실적으로는 내년 안에는 꼭 달성하고 싶어. 사실 1000석을 진짜 다 채우는 게 목표는 아니야. 만약 객석이 텅텅 비어 있더라도 그 자체를 하나의 웃음 포인트로 만들어 콘텐츠로 풀어낼 생각이야. 원래 목표는 크게 잡아야 더 열심히 달리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물론 5분의 1도 못 채울 수도 있지만, 그것도 나름 웃기고 재밌는 그림이 될 것 같아. Q. 진행하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어? ENA에서 방영한 <구독왕>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어. 당시 ‘러브갤럭시’로 활동하면서 유튜버들이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는데, 비록 우승도 못 했고 프로그램이 크게 흥행하진 않았지만 그 과정만큼은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콘텐츠 하나를 위해 무도에 출연하셨던 염마에 에어로빅 선생님까지 직접 섭외할 정도로 진심이었고, 지금 돌아봐도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 Q. 잘하고 싶어서 조바심 났거나 부담감 때문에 일을 망쳤던 적은? 잘 기억이 안 나. 나는 일이 잘 안돼도 “이것도 다 경험이다”, “망해본 경험도 결국 나한테 도움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는 편이야. 그래서 실패했다고 오래 속상해하거나 붙잡고 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 오히려 그 경험을 통해 하나라도 배웠다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받아들이는 편이야. Q. 솔직히 그런 수위 높은 단어들이나 매운맛 드립을 칠 때 악플 걱정은 안 돼? 댓글 반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거나 상처받았던 적이 있어? 악플도 많이 받아봤고, 비판을 들을 때도 있어. 그럴 때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럴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을 웃게 만들고 오래 기억되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 Q. 힘든 시간이 찾아올 때 극복하는 너만의 방법이 궁금해. 나는 힘든 일을 오래 붙잡고 있는 성격이 아니야. 예전에 심리검사를 했는데, 힘든 일을 남들보다 훨씬 빨리 잊어버리는 성향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는 트라우마가 될 만한 일도 나는 금방 털어버리는 편이야. 나한테는 그게 장점이지만,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아이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래서 아이를 위해서는 공감하는 방법도 조금씩 배워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 때는 그냥 푹 자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면서 푸는 편이야. Q. 스스로 생각했을 때 ‘나 이거 진짜 멋있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마음껏 자랑해줘. 남들이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를 잘 꺼내는 편이야. 주변에서는 가끔 ‘팩폭 제조기’라고 하는데, 그냥 세게 말만 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는 공감하고 토닥여주니까 오히려 고민 상담을 많이 받는 편이야. 코미디를 할 때도 마찬가지야. 다들 다루기 어렵거나 말하기 조심스러운 주제를 위트 있게 풀어내는 걸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덜 불편하게 웃음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그게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장점이야.


Q. 너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뭐야? 여행 가는 게 너무너무 좋아. 혼자 가든 같이 가든 상관없어. 그래도 역시 가족이랑 가는 게 제일 재미있지. 신혼여행 때 신랑은 내향형이라 몰디브를 원했지만, 결정권은 나한테 있어서 아프리카로 갔거든? 결과는 대성공, 신랑이 너무 좋아했어. 애기 키우다 보면 아프리카를 언제 가보겠어? '지금이 타이밍이다' 싶어 결정했는데 세렌게티에서 동물들 다 보고 초자연적인 풍경을 즐긴 게 최고였어. 몇 천 마리의 동물들 사이에서 치타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도 대박이었고. 10년 후에 첫째랑, 앞으로 계획 중인 둘째까지 데리고 멋진 엄마이자 와이프로서 가족 다 함께 다시 한번 가고 싶어. Q.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히 나눠줘.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내 1000석 공연에 꼭 와주셨으면 좋겠어🙏🏻 내 개그는 자극적인 주제를 다루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이야기는 100% 내 실제 경험담이야.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이야기가 아닌 걸 각색해서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무조건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만 해. 그래야 대본을 외우지 않아도 무대에서 관객들이랑 호흡하면서 자연스럽게 라이브로 풀어갈 수 있거든. 외워서 하는 건 내 체질이 아니야.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공감이 잘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 같아. 앞으로도 육아, 출산, 결혼, 사회 이슈처럼 누구나 공감하지만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불편하지 않게, 웃으면서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
글 : 이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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