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열일곱 번째 친구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해 프로듀서 DJ Hanji입니다. 단순히 음악을 트는 사람이 아니라, 사운드로 감정을 정리하고 회복시키는 '힐러' 역할을 하고 싶어.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이 잠깐이라도 숨 쉴 수 있는 순간을 만드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해.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오늘 나와 사람들의 기분을 어떻게 풀어줄까?" 요즘 하루 시작은 항상 그 질문이야. 곡 작업에 집중하는 시기라서, 하루를 어떤 감정으로 채울지부터 떠올리게 되더라고. 최근 가장 만족스러웠던 구매는? 와이드 모니터. 프로듀싱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 소리의 입체감이 눈에 더 잘 들어오니까, 감정을 더 깊게 만질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아하는 시간대가 있어? 해 질 무렵부터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 석양이 지는 그 타이밍. 감정이 가장 열리는 시간이라서, 치유적인 음악이 제일 잘 먹혀. 자주 지는 해를 쫓으면서 음악이랑 자연을 같이 즐겨.

아무 제약이 없다면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건? 사랑하는 사람이랑 세계 여러 도시를 돌면서, 각 도시의 사람들을 음악으로 회복시키는 투어. 그게 제일 하고 싶어. 최애 작품은? 특정 하나보다는 "내 얘기 같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들. 그 느낌이 드는 순간이 치유라고 생각하거든. 영화로는 〈아바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서 공간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요즘 가장 감정을 건드린 음악은 Rise Again — Driftmoon, Xijaro & Pitch야.

한지가 생각하는 '디제이'란? 공간의 감정 상태를 읽고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곡이랑 내가 느끼는 "좋음"이 다를 때, 그 간극을 연결하는 게 중요해. 그냥 틀지 않고, 맥락이랑 타이밍을 만들어서 결국 같은 감정으로 끌어올리는 거야. 디제잉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에너지의 곡선이랑 호흡. 몰아붙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풀어주고 다시 끌어올리는 흐름. 그게 치유로 이어진다고 생각해. 베이커리 레이브라는 참신한 일을 하고 있던데 자세히 설명 해 줘 베이커리에서 디제잉을 시작한 것도 그 연장선이야. 클럽이 아닌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충분히 감정을 건드리고,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

지금까지 한 공연 중 제일 기억에 남는 날은? 대만에서의 트랜스패밀리 아시아 공연. 사람들이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순간을 봤을 때, 그냥 파티가 아니라 진짜 치유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공연 끝나고 초년기 아이의 감사 인사, 어르신이랑 친구들의 따뜻한 눈물 그게 나를 트랜스라는 장르에 더 확신하게 만들었어. 암스테르담 ADE 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전 세계 탑 아티스트들과 화합한 것도 잊지 못할 순간이야

일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내가 전달하고 싶은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 그럴 때 가장 고민이 깊어져. 그리고 보여드리고 싶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한국에서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해. 그래도 "이 일 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은? 공연 끝나고 누군가가 "오늘 덕분에 좀 살 것 같다", "힐링타임이었어요" 라고 말해줄 때. 그 진심이 지쳐있던 나를 일으켜세웠어. 그리고 음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내 음악을 즐거워하고 함께 행복해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순간을 잊지 못해. 힘든 시간이 찾아올 때 극복하는 방법은? 억지로 이겨내려 하기보다, 그 감정을 그대로 음악으로 풀어. 결국 내가 만든 음악이 다시 나를 회복시키더라고. 힘든 시간은 더 단단해질 미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힘듦도 즐거운 배움이다 여기면서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하는 편이야. 가장 듣기 좋았던 칭찬은? "네 음악은 위로가 된다"는 말.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정확히 짚어준 말이라서 제일 기억에 남아. 너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사람들의 표정이 풀리는 순간. 음악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는 그 찰나가 참 좋아. 내가 느꼈던 음악의 감정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할 때도 크게 행복하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공연을 보고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할 때 말로 표현 못 할 벅참이 있어. 너무 좋아서 부끄러워하기도 했을 정도야.

처음 디제잉을 시작했던 나에게 한 마디 한다면? 기술보다 감정을 믿어라.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스킬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야. 근데 마음도 표현할 줄 알아야 전달되니까 게을러지지 마. 그리고 유행을 쫓지 말고, 네가 기준이 되어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음악으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일을 계속할 거야.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소리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숨을 쉬게 해주는 순간이 될 수 있다고 믿어. 건강해 사랑해 행복해.
글 : 황보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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