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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반말 인터뷰> 타투이스트 홍담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열두 번째 친구

강선정2026. 04. 03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해.
나는 타투이스트 홍담이고, 타투 작업이랑 회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어.

오늘 아침에는 뭐 하면서 시작했어?
아침에 일어나면 음악부터 틀고,
오늘 스케줄을 한 번 체크해.
작업 있는 날이면 스튜디오 가서 준비하고,
팀원들이랑 작업 얘기 나누면서 하루를 시작해.

최근에 산 것 중에 제일 만족스러운 건?
최근에 뭐를 산 게 딱히 없더라.

근데 요즘 전시 준비를 하고 있어서,
가죽 제품들—장갑이나 지갑, 가방 같은 걸 사서
타투 머신으로 회화 작업 테스트를 하고 있어.
타투의 방식으로, 다른 재료를 다뤄보고 있다.
하루 중에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야?
아침에 음악 틀고 스트레칭하면서 차 마시는 시간,
그리고 하루 끝나고 초저녁에 러닝하러 나갈 때.
그 시간이 제일 좋아.

타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야?
미대 졸업하고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다가,
선배가 타투하는 걸 알게 돼서 작업실에 놀러 갔었어.
거기서 작업 과정을 보면서
내가 학교에서 했던 작업을 타투로도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내 그림 스타일을 타투로 표현할 수 없을까?”
그걸 계속 고민하면서 시작하게 됐어.

타투에 동양화적 감성이 담겨 있는거 같아.
이런 동양화 느낌의 스타일은 처음부터 생각했던 거야?
처음에는 아니었어.

그때 타투 문화가 좀 더 거칠고 다크한 스타일이 많았거든.
나도 처음에는 그 스타일을 따라가면서 배우는 입장이었고.

근데 내가 한국화를 전공해서 그런지
어떤 그림을 그려도 자연스럽게 동양화 느낌이 나오더라.
그래서
수묵 느낌이나 색이 쌓이는 표현을
피부 위에 옮길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했고,
그게 자연스럽게 지금 스타일로 이어진 것 같아.

작업 보면 예쁜 그림이 아니라 어떤 한 장면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작업할 때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만드는 편이야?
타투는 회화랑 좀 달라.
회화는 작가 의도가 100% 들어가는데,
타투는 손님이 가져오는 이미지나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항상 ‘콜라보’ 느낌이 있어.

손님이 원하는 풍경이나 이미지를 바탕으로
피부에 맞는 구도랑 표현 방식을 다시 만들어가는 편이야.
동양화의 결을 담은 타투.
타투는 몸 위에 남는 작업이잖아.
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 있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간이 지나도 오래 볼 수 있는 작업인지야.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것.

그리고 타투는 결국 상처라서
시술 직후랑 회복 후 느낌이 다르거든.
그래서 완전히 회복됐을 때를 기준으로 예상하면서 작업해.

그리고 아무리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어도
결국 손님의 타투니까
손님이 원하는 방향을 최대한 살리려고 해.

기억에 남는 작업 있어?
너무 많긴 한데,
LA에서 작업할 때 있었던 일이 기억에 남아.

작업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틀어놨는데
손님이 계속 웃는 거야.
그래서 얘기를 해봤더니 그 노래가 본인 노래라고 하더라.
알고 보니까 뮤지션이었고,
이미 나한테 두 번째 타투 받으러 온 상태였어.

첫 타투 받고 나서 음악이 한국에서 너무 잘 돼서
“이제 너한테만 받아야 될 것 같다” 이런 얘기도 하고.

나중에는 한국 공연에 초대해줘서 보고,
세 번째 타투도 하고.

그게 되게 기억에 남아.

한국이랑 해외 작업 분위기 차이도 느껴져?
해외가 훨씬 과감한 편이야.
타투를 ‘내 몸에 작품을 산다’라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래서 작가에게 더 많이 맡기는 편이고.

한국은 좀 더 매니아층이 뚜렷한 느낌이고,

그리고 동양적인 스타일이 해외에서는 더 희소하다 보니까
해외 고객 비중이 훨씬 많은 편이야.
해외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자연스럽다.
작업하면서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 때문에 오히려 더 어려워졌던 순간도 있어?
항상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그럴수록 손이 더 굳는 느낌이 있어.

그래서 요즘은
“잘해야지”보다
좀 더 편안한 상태에서
완성된 모습을 머릿속에 먼저 그리고 들어가려고 해.
 
슬럼프 오면 어떻게 풀어?
그럴 땐 그림 안 그려.

오히려 작업이랑 완전히 떨어져서
영화 보거나, 여행 가거나, 운동하거나.
그게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좀 멀어져야
다시 객관적으로 보이거든.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특정한 말이라기보다는,
내 작업을 보고
작업실을 찾아서 오는 사람들이야.

주소도 안 올려놨는데
갤러리나 카페 물어가면서 찾아온 친구들도 있고,
몇 년 동안 내 작업을 보고 있다가
타투 받으러 온 손님들도 있고.

그럴 때
“아 내가 이 일을 잘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작업을 보고, 시간을 들여 찾아온다는 것.
스스로 생각했을 때 제일 잘하는 건 뭐야?
타투를 10년 넘게 꾸준히 한 거.
그게 제일 잘한 것 같아.

요즘 관심 있는 건 뭐야?
요즘은 작업실에 관심이 많아.

타투가 단순한 시술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공간 자체도
작업의 일부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인테리어나 공간 만드는 것도 그렇고,
타투뿐만 아니라 회화 작업이나 다른 작업들도
같이 전시처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인스타에 보면 천장에 천이 걸려있는 공간이 자주 보이던데, 혹시 작업실이야?
맞아. LA작업실이야.
그 천이 평소에는 설치 미술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파티션이야.
반대편 고리에 걸면 옆 작업 베드랑 경계를 나누는 가림막 역할을 해.
미국 작업실은 다크하고 무서운 작업실이 많은편이라서,

난 처음 인테리어를 할 때 갤러리 같고, 좀 더 밝은 공간으로 컨셉을 잡았던거 같아.
실제로 전시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공간도 작업의 일부라고 생각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가족이랑 시간 보내는 거.
해외에 오래 있을 때가 많아서
고향에서 같이 시간 보내고 싶어.

요즘 나를 제일 행복하게 하는 건?
스튜디오에서 팀원들이랑 작업 얘기할 때.
다 오래된 친구들이라 그 시간이 제일 재밌어.

10년 뒤의 나한테 한마디 한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
계속 작업하고 있을지,
작업이 어떻게 변했을지.
요즘은 타투 말고 다른 작업도 많이 관심이 많아서
내 작업이 어디까지 확장됐을지가 제일 궁금해.

아 그리고 결혼은 했을지..

앞으로의 방향이나 하고 싶은 말?
타투이스트를 넘어서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어.

타투로 시작했지만
전시도 더 많이 하고,
다양한 콜라보도 하고,
내 공간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그런 걸 만들어보고 싶어.

글  :  강선정 에디터

choicek@wefeel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