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아홉 번째 친구
간단히 자기소개 해줘. 평일에는 회사 다니고, 그 외 시간에는 글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가르쳐. 음… '예술가 호소인' 이라고 해야 할까. 하는 일이 굉장히 다양하던데? 부지런해서라기보다는 그냥 늘 이유 없이 답답한 느낌이 있었어. 그걸 해소할 방법을 찾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시도하게 된 것 같아. 그중 꾸준히 하는 게 명상이랑 글쓰기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건? 강아지랑 인사해. 두봄이라는 강아지인데 아침마다 침대 옆에 와 있거든. 그래서 조금 일찍 일어나서 한참 쪼물딱 거리다가 하루를 시작해.

최근에 산 것 중 제일 만족스러웠던 건? 음… (옆에 있는 남편에게 슬쩍 물어보고 웃음) 목 견인기! 와, 나도 요즘 그거 갖고 싶어! 완전히 치료되는 느낌은 아닌데 누가 잡아당겨주는 느낌이라 시원해.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야? ‘해시’, 밤 9시에서 11시 사이.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고 그때가 제일 자유로운 느낌이야. 그 시간에 느끼는 한가함이 행복해. 그 시간에는 보통 뭐 해? 아무것도 안 해. 아무것도 안 하는 거 쉽지 않은데. 보통 명상이라고 하면 가부좌 틀고 앉아서 눈 감는 걸 떠올리잖아. 근데 명상의 근본은 호흡에 집중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가만히 앉아서 내가 숨 쉬는 걸 바라봐. 나한테 집중해, 정성껏.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핸드폰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일 특성상 핸드폰을 안 보는 시간이 거의 없거든. 일과 일상이 완전히 단절된 상태를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만 꼽는다면? 음악. 책이나 영상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음악은 못 살 것 같더라. 플레이리스트에서 한 번도 안 지운 곡이 있어. ‘공주의 남자’ OST <돌이킬 수 없는>, <다시 사랑할 이여>. 그거 들으면 일상이랑 잠깐 단절되는 느낌이 나. 인터뷰를 할수록 일상과의 단절을 많이 원하는 것 같네 (웃음) ‘몽상가의 정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야? 처음에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시작했어. 신혼여행 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받은 기억이 있었는데 그 환대의 기억이 좋아서 그때부터 땅을 보러 다녔던 것 같아. 이 공간은 어떤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곳. 사람들이 쉬는 시간에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하잖아. 여기서는 늦게 일어나고, 차 마시고, 멍 때리고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사실 이건 나한테도 하고 싶은 말이야. 한 번 놀러 와 (웃음)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어? 프로포즈를 도와준 적이 있어. 누군가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함께했다는 게 되게 크게 남더라. 나중에 그분들이 그 순간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우리가 떠오르지 않을까… 타인의 기억에 크게 자리할 수 있다는 건 나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인것 같아. 일하면서 조바심 혹은 부담감 때문에 일을 그르쳐 본 적은 있어? 망쳤다기보다는 스스로를 괴롭힌 적은 있어. 업무 제안이 들어올 때 거절을 안해서 소화할 수 없는 양의 일들을 받는 편이야. 일을 제안 받고나면 호기심+흥미가 생기더라고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고 스트레스 받고. 그래도 목표는 하나야. 끝내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마무리하자. 그 과정에서 결국 성장하더라고.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조절하려고 해ㅎㅎㅎ 인생의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 버티는 방법이 있다면? 나는 하고 싶은 걸 못 할 때가 제일 힘들었거든. 어릴 때 승무원을 꿈꿨던 적이 있었어 면접에서 계속 떨어질 때, 또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서른이라는 나이에 알바를 할 때 힘들었지 그럴 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를 먼저 생각해. 눈앞에 있는 걸 하다 보면 결국 다시 하고 싶은 걸 하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공감할지 모르겠는데.. 목소리가 좋다는 말. 단순히 예쁘다는 게 아니라 소리를 잘 낸다는 의미 같아서 좋았어. 명상 스승님이 “비장이 좋네”라고 하셨던 적도 있는데 그 이후로 목소리가 늙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목소리는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영역 같아서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 낭독 활동도 했더라? 내 소리를 찾고 싶어서 시작했어. 사람들이 생각보다 자기 목소리로 살지 않거든. 진짜 내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찾아온 깨달음 이기도 해 나의 목소리는 뭘까, 숨을 잘 쉰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낭독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됐고 하다보니 교수님이 “그렇게 읽는거 아니야?” 라고 하시길래 속으로 “아니 뭘 얼마나 더 잘하라는 거야” 라고 생각도 했었어 나중에 알고보니 나의 목소리를 안내고 있다라는 뜻 이었더라고

인터뷰 하면서 많은 걸 배워가는 거 같아(웃음) 대화를 할 수록 스스로에 대해 탐구하는 습관이 있는것 같아 그래서 이 질문이 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거 같은데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점 하나만 말해줘. 셀프 자랑은 늘 어렵지만 나는 결국 내 삶에 맞는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라는 거. 문제가 생겨도 방법은 있다는 믿음이 있어. 그걸 인지하고 나니 살아가는 일이 조금 덜 무섭더라. 스스로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뭐야?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하루. 가족 건강하고, 강아지도 건강하고 걱정할 게 없는 날. 예전엔 지루했는데 지금은 그게 제일 좋아. 10년 후의 나에게 한마디 한다면? "너무 애쓰지 마라." 부족한 건 부족한 대로 인정하고 비교하지 않고 충분하다 여기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았으면,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난 명상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진리라던가 편안함과 같은것들이 있어 내 주변사람들도 그렇게 지내면 좋잖아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10년 후의 채원도 기대가 되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 요새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하는 바람에 영월이 굉장히 유명해 졌어. 그렇지만 우리 숙소는 여전히 조용해… (웃음) 사실 홍보하는게 진심이 훼손되는 느낌이라 잘 못하지만.. ‘몽상가의 정원’은 예쁜 숙소라기보다는 쉬는 방식을 다르게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야.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는 걸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와봤으면 좋겠어.
글 : 황보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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