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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반말 인터뷰> 몽상가의 정원 안주인, 편채원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아홉 번째 친구

황보라2026. 03. 30
간단히 자기소개 해줘.
평일에는 회사 다니고,
그 외 시간에는 글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가르쳐.
음… '예술가 호소인' 이라고 해야 할까.

하는 일이 굉장히 다양하던데?
부지런해서라기보다는
그냥 늘 이유 없이 답답한 느낌이 있었어.
그걸 해소할 방법을 찾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시도하게 된 것 같아.
그중 꾸준히 하는 게 명상이랑 글쓰기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건?
강아지랑 인사해.
두봄이라는 강아지인데
아침마다 침대 옆에 와 있거든.
그래서 조금 일찍 일어나서 한참 쪼물딱 거리다가 하루를 시작해.
쪼물딱 하고 싶은 두봄이
최근에 산 것 중 제일 만족스러웠던 건?
음…
(옆에 있는 남편에게 슬쩍 물어보고 웃음)

목 견인기!

와, 나도 요즘 그거 갖고 싶어!
완전히 치료되는 느낌은 아닌데
누가 잡아당겨주는 느낌이라 시원해.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야?
‘해시’, 밤 9시에서 11시 사이.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고
그때가 제일 자유로운 느낌이야.
그 시간에 느끼는 한가함이 행복해.

그 시간에는 보통 뭐 해?
아무것도 안 해.

아무것도 안 하는 거 쉽지 않은데.
보통 명상이라고 하면
가부좌 틀고 앉아서 눈 감는 걸 떠올리잖아.
근데 명상의 근본은 호흡에 집중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가만히 앉아서
내가 숨 쉬는 걸 바라봐.
나한테 집중해, 정성껏.
명상의 근본은 호흡에 집중하는 것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핸드폰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일 특성상 핸드폰을 안 보는 시간이 거의 없거든.
일과 일상이 완전히 단절된 상태를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만 꼽는다면?
음악.
책이나 영상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음악은 못 살 것 같더라.

플레이리스트에서 한 번도 안 지운 곡이 있어.
‘공주의 남자’ OST
<돌이킬 수 없는>, <다시 사랑할 이여>.
그거 들으면 일상이랑 잠깐 단절되는 느낌이 나.

인터뷰를 할수록 일상과의 단절을 많이 원하는 것 같네 (웃음)
‘몽상가의 정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야?
처음에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시작했어.
신혼여행 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받은 기억이 있었는데
그 환대의 기억이 좋아서
그때부터 땅을 보러 다녔던 것 같아.

이 공간은 어떤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곳.
사람들이 쉬는 시간에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하잖아.

여기서는
늦게 일어나고, 차 마시고, 멍 때리고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사실 이건 나한테도 하고 싶은 말이야.
한 번 놀러 와 (웃음)
꼭 한번 놀러가고 싶은, 몽상가의 정원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어?
프로포즈를 도와준 적이 있어.
누군가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함께했다는 게
되게 크게 남더라.
나중에 그분들이 
그 순간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우리가 떠오르지 않을까…
타인의 기억에 크게 자리할 수 있다는 건 
나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인것 같아.

일하면서 조바심 혹은 부담감 때문에 일을 그르쳐 본 적은 있어?
망쳤다기보다는 스스로를 괴롭힌 적은 있어.

업무 제안이 들어올 때 거절을 안해서
소화할 수 없는 양의 일들을 받는 편이야.
일을 제안 받고나면
호기심+흥미가 생기더라고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고 스트레스 받고.

그래도 목표는 하나야.
끝내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마무리하자.
그 과정에서 결국 성장하더라고.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조절하려고 해ㅎㅎㅎ

인생의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 버티는 방법이 있다면?
나는 하고 싶은 걸 못 할 때가 제일 힘들었거든.
어릴 때 승무원을 꿈꿨던 적이 있었어

면접에서 계속 떨어질 때, 
또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서른이라는 나이에 알바를 할 때 
힘들었지

그럴 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를 먼저 생각해.
눈앞에 있는 걸 하다 보면
결국 다시 하고 싶은 걸 하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공감할지 모르겠는데.. 
목소리가 좋다는 말.

단순히 예쁘다는 게 아니라
소리를 잘 낸다는 의미 같아서 좋았어.

명상 스승님이
“비장이 좋네”라고 하셨던 적도 있는데
그 이후로
목소리가 늙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목소리는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영역 같아서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

낭독 활동도 했더라?
내 소리를 찾고 싶어서 시작했어.
사람들이 생각보다 자기 목소리로 살지 않거든.
진짜 내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찾아온 깨달음 이기도 해

나의 목소리는 뭘까, 
숨을 잘 쉰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낭독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됐고
하다보니 교수님이 
“그렇게 읽는거 아니야?” 라고 하시길래
속으로 “아니 뭘 얼마나 더 잘하라는 거야” 라고 생각도 했었어

나중에 알고보니
나의 목소리를 안내고 있다라는 뜻 이었더라고
비장이 좋은, 낭독하는 채원이
인터뷰 하면서 많은 걸 배워가는 거 같아(웃음)
대화를 할 수록 스스로에 대해 탐구하는 습관이 있는것 같아
그래서 이 질문이 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거 같은데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점 하나만 말해줘.

셀프 자랑은 늘 어렵지만
나는 결국
내 삶에 맞는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라는 거.
문제가 생겨도
방법은 있다는 믿음이 있어.

그걸 인지하고 나니 
살아가는 일이 조금 덜 무섭더라.

스스로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뭐야?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하루.

가족 건강하고, 강아지도 건강하고
걱정할 게 없는 날.
예전엔 지루했는데
지금은 그게 제일 좋아.

10년 후의 나에게 한마디 한다면?
"너무 애쓰지 마라."

부족한 건 부족한 대로 인정하고
비교하지 않고 충분하다 여기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았으면,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난 명상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진리라던가 편안함과 같은것들이 있어
내 주변사람들도 그렇게 지내면 좋잖아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지금도, 10년 후의 채원이도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
10년 후의 채원도 기대가 되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
요새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하는 바람에 영월이 굉장히 유명해 졌어.
그렇지만 우리 숙소는 여전히 조용해… (웃음)
사실 홍보하는게 
진심이 훼손되는 느낌이라 잘 못하지만..  

‘몽상가의 정원’은
예쁜 숙소라기보다는
쉬는 방식을 다르게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야.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는 걸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와봤으면 좋겠어.

글  :  황보라 에디터

bora@wefeel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