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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반말 인터뷰> 콘서트 비주얼 디렉터 VJ 루팡 김지현

반말 미디어에 찾아온 스무 번째 친구

황보라2026. 04. 24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해.
콘서트나 방송에서 아티스트 음악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플레이하고, 
관객들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어. VJ라고 해.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게 뭐야?
미국 장 좀 봤어.

그래서 기분이 어때, 좋아?
나쁘지 않아.
요즘 다시 올라가는 중인 거 같아서 다행이야.

최근에 구매한 것 중에 제일 만족스러웠던 거 하나만 자랑해줘
요새 일만 하고 있어서 집에서 거의 뭘 쓰는 게 없어. 
그나마 오토바이 머플러를 하나 샀는데 
정비소 안 가고 직접 바꿨거든 
소리가 너무 좋아졌어. 
그 소리 듣는 재미로 만족하고 있어.
최근 구매한 머플러
오토바이 타는 게 취미야?
응, 요즘 한창 빠져있어. 

라이딩은 주로 어디로 가?
아직 멀리는 못 가봤어. 
서울 시내도 아직 못 벗어났는데, 벗어나 보고 싶어.

하루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 언제야?
새벽 두 시쯤. 
아무도 연락 안 하고 모두가 다 자고 있을 것 같은 
그 시간이 제일 좋아.

어둡고,
모니터 불빛만 딱 봤을 때 집중도 잘 되고.

혹시 MBTI가 어떻게 돼?
ENTJ.

아, F일 줄 알았는데. 새벽 좋아한다고 해서.
F 성향도 조금  있는 거 같아 (웃음)

지금 아무 제약이 없다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야?
오토바이 타고 서울 떠나는 거.

ㅋㅋㅋ 어디 제일 먼저 가보고 싶어?
동해안 쪽.
해안도로 한번 달려보고 싶어.
언젠가는 가게 될 동해안 해안도로
묵호 요즘 많이들 가던데.
어렸을 때 가봤는데 지금 어떤지 모르겠어. 
옛날엔 그냥 어촌마을 같은 느낌이었는데, 
양양처럼 젊은 사람들도 많이 가는 느낌으로 바뀐다고 하더라고.

카테고리 상관없이 최근에 좋았던 작품 하나 소개해줘.
놀란 영화를 많이 좋아했는데, 
그중에서 테넷을 좀 많이 봤어. 
처음엔 이해가 안 돼서 다시 봤는데, 그러다 보니 열 번 넘게 봤어. 

볼수록 짜임새가 좋고, 디테일 하나하나 살아있는 게 너무 좋아. 
비주얼도 좋고, 미쟝센 설정도 좋고. 
복잡한 구조를 그렇게 짜임새 있게 만든 연출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작품을 볼 때 분석하면서 보는 편이야?
생각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를 좋아하는 거 같아. 애니도 그렇고.

소개에서 "단순한 영상 제작이 아니라 경험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어떤 경험을 원해?
"음악이 보인다"라는 느낌을 원해.

음악에 질감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소리에 맞는 이미지가 공간을 지배함으로써 
관객이 음악의 세계관 안에 들어있다는 느낌
그런 몰입형 경험을 선사하는 걸 추구해.
작업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야?
음악이랑 싱크  그리고 그루브.
음악에도 그루브가 있는데 
거기에 맞춰서 영상도 흐름이 잘 맞는 게 중요해. 
그래야 영상이랑 음악이랑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무대도 결국 다 하나거든. 

LED 모양이 사각형일 수도 있고 원형일 수도 있고, 
세트도 있고, 음악에도 호흡이 있고, 조명도 있고

그게 다 싱크가 맞을 때 제일 좋다고 생각해.

이 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뭐야?
처음엔 클럽에서 파티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파티할 때 DJ가 영상이 필요한데 그런 게 많이 없던 시기였어.

2009년이었나. 
친한 DJ랑 파티 팀 친구들이 자기들만의 비주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서, 
그때 영상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같이 하게 됐어. 
그렇게  재밌어서 하다 보니까 공연까지 오게 됐어.

지금까지 작업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뭐야?
오래 하다 보니까 기억에 남는 게 너무 많아. 
유명한 아티스트로 하면 아이유 같은 분들이 기억에 남긴 한데, 
오래되다 보니까 기억이 많이 희석됐어. 

가장 최근에 한 것 중엔 하현상 콘서트를 했었어. 
‘Navy Horizon ’ 콘서트가 기억에 많이 남아. 

영상이랑 음악이랑 아티스트 느낌이랑 무대가 전체적으로 잘 맞았어. 
네이비 테마에 맞춰서 광활한 수평선 느낌으로, 
LED도 가로로 넓게 써서 웅장한 느낌을 낸 게 좋았어.

우리 작품도, 
무대도, 
아티스트 목소리도 

전체적으로 합이 좋았던 것 같아.
하현상 콘서트
작업할 때 제일 짜릿한 순간은?
만들었을 때 내가 봐도 너무 잘 만든 것 같다 싶을 때.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만들었는데 잘 나왔다, 
공정이 깊지 않았는데 너무 잘 맞았다 싶을 때. 

그럴 때 너무 짜릿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영감은 어떻게 얻어?
평소에 스크랩을 많이 하려고 하고, 예술 작품을 많이 보려고 해. 
미술관 가는 것도 좋아하고. 

근데 공연을 따라하면 너무 똑같은 그림이 나올까 봐 걱정돼서, 
아예 관계없는 데서 갖다 붙이는 걸 좋아해. 

그림에서 빛을 많이 퍼트리는 느낌이면 
영상에서도 이걸 활용해보자, 
조형 작품에서 오브젝트의 재질감이나 형태를 따와서 영상에 접목해보자
이렇게 여러 가지에서 장점만 갖다 쓰려고 해.

일할 때 힘들었던 순간은?
마감이 얼마 안 남았을 때 프로그램이 다운된다거나, 
렌더링을 오래 걸었는데 나와 보니까 중간에 이상한 게 있다거나. 
그럴 때 멘탈 관리가  힘들어.

얼마 전에 히든싱어에서 그런 적 있었어. 
요새 거기 VJ로 들어가고 있는데, 
녹화 전 리허설이 엄청 타이트하거든. 
시간이 빠듯한데 프로그램이 갑자기 연결이 안 되는 거야. 
화면에 송출이 안 되는데 노트북은 한 대고, 어떤 방법으로 해도 안 돼. 

그때 좀 많이 난감했는데, 
다행히 영상장비 팀에서 노트북이 한 대 남은 게 있어서 거기에 빨리 옮겨가지고 처리했어. 

진짜 아찔했어. 
큰일 날 뻔했지.

반대로, 이 일 하길 잘했다 싶을 때는?
현장에서 내가 의도한 포인트에 딱 맞게 영상이 나오고, 
관객들이 멋있다고 느끼는 게 보일 때. 

이건 현장 반응을 같이 볼 수 있는 일이니까
그때 정말 기분 좋아.

힘들 때 극복하는 방법은?
일단 참고 하는 건데, 정말 힘들 때는 밖에 나가. 
컴퓨터 앞에서만 일하니까. 

오토바이 타고 한 바퀴 돌면서 엔진 소리 듣고,
바람이랑 공기도 쐬면 에너지가 생기더라고. 

요새 오토바이가 좋아진 게 그런 것도 있나 봐.

지금까지 들은 칭찬 중에 제일 좋았던 게 뭐야?
"영상이랑 음악이랑 원래 하나였던 것 같다"는 말. 

두 개가 그냥 하나인 것 같다고 할 때.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뻐.

요즘 제일 행복하게 만드는 게 뭐야?
일 잘 끝났을 때. 
공연 잘 끝나서 다들 잘 됐다 했을 때.

그리고 공연 잘 끝나고 완성물 잘 나오고, 
그걸로 결제된 돈으로 주식에 빨간 불 들어오면 그때 제일 행복하지 않을까. (웃음)
시간을 되돌려서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의 나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공연을 많이 보러 다녀라. 

나는 공연 보지 않고 이 일 시작했어. 
하면서 많이 알게 된 건데, 여러 가지 유명한 공연들 많이 보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

그리고 주식은 우량주 위주로만 하고 잡코인, 플랫폼 없는 이상한 거 사지 마(웃음)
투자를 미리 해라. 
알트코인 사지 말고 비트코인만. (웃음)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회사운영한 지 이제 15년이 다 돼 가거든. 
오래 하긴 했는데 아직 할 게 많이 남은 것 같고, 
VJ 루팡으로서 더 발전하고 싶은 욕심이 아직 있어. 

좀 더 감각적인 무대를 만들고 싶고, 
나만의 색깔이 담긴 비주얼이 점점 돼 갔으면 좋겠고.

이건 번외로 사적인 질문인데, 왜 루팡이야?
룹(loop) 작업을 많이 하거든  VJ는. 

긴 영상을 다 만들면 공정이 너무 세지니까, 
5초에서 10초짜리를 만들어서 
루프시켜서 길게 끌고 가는 게 원래 많이 하는 스타일이었어. 

클럽에서는 노래가 엄청 길잖아, 
반복적으로 계속 틀어야 하니까 

루프가 VJ한테 제일 기본이 되는 스킬(?)이야. 
그 루프에다 ‘IN’ 을 붙였어. 루팡이 원래 LUPIN인데, LOOPIN으로 해서,

월급도 루팡 하겠다? ㅋㅋㅋ 라는 느낌과
루프를 계속한다는  만들었는데, 
읽을 때는 "루팡"이 되는 거지. 

음…  뭔가 복잡하지?
나도 설명할 때마다 "아 복잡하게 만들었네" 생각해. 

아! 앞으로의 포부가 또 있네.
이 설명을 더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찾는 게 지금 나한테 남은 과제야. (웃음)

글  :  황보라 에디터

bora@wefeel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