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KiiiKiii 〈404 (New Era)〉, 오류 메시지 속에서 시작되는 세대의 선언
KiiiKiii의 〈404 (New Era)〉는 제목부터 흥미롭다. ‘404’는 원래 인터넷에서 자주 보게 되는 오류 코드다. 페이지가 존재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메시지. 하지만 이 곡은 그 오류를 실패의 상징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으로 해석한다. 길이 막혀 있다는 사실이 곧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태도다. 이 노래의 핵심 주제는 분명하다. 정답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태도. 과거에는 정해진 길이 비교적 분명했다. 학교, 직장, 안정적인 삶이라는 구조. 하지만 지금의 세대는 훨씬 복잡한 환경 속에 놓여 있다. 선택지는 많지만, 확신은 적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404’ 상태에 빠진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순간. 〈404 (New Era)〉는 그 혼란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면으로 받아들인다. “길을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며 멈추는 대신, 그 화면을 새로고침하는 태도. 이 곡의 가치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답이 없다는 사실 자체를 자유로 받아들이는 것.


가사 속 화자는 방향을 잃었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그 상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불확실함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이 준비해둔 길이 없다면, 직접 만들어가면 된다는 생각. 이 지점에서 〈404 (New Era)〉는 단순한 청춘 노래를 넘어선다. 이것은 하나의 세대 선언처럼 들린다. 음악적인 에너지 역시 그 메시지를 뒷받침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리듬과 디지털적인 사운드는 마치 끊임없이 새로고침되는 화면 같다.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움직임. 곡 전체가 변화와 이동을 상징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 노래가 주는 위로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다. 대부분의 위로는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404 (New Era)〉는 조금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괜찮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길이 바로 보이지 않아도, 지금의 상태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라는 말이다. 공감 포인트 역시 여기서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길 잃은 상태라고 느낀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신이 없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노래는 그 상태를 실패로 정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새로운 시대의 기본 상태라고 말한다.


〈404 (New Era)〉는 ‘정체성의 유동성’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하나의 정답으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다. 계속 변하고, 계속 이동한다. 그래서 지금의 나를 완성된 상태로 만들 필요도 없다. 오히려 계속 업데이트되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이 곡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왜 항상 확실한 답을 원할까. 불확실함은 늘 두려운 것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기도 한다. 〈404 (New Era)〉는 그 가능성을 선택하는 노래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듣고 나면 ‘길을 잃었다’는 말의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 길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시대가 될 수 있다는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