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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마지막 인사가 완벽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뜨겁게 살 수 있을까

죽음이라는 거울에 비춰본 오늘이라는 선물

미디어2026. 02. 20
우리는 흔히 죽음을 삶의 반대편에 있는 거대한 암흑이나 금기어로 치부하곤 해. 하지만 조현선 저자는 그 어둠을 거실로 기꺼이 불러들여 차 한 잔을 대접하며 말을 걸지. 이 책은 단순히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인 가이드북이 아니야. 오히려 '단 한 번뿐인 이 삶을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매듭지을 것인가'에 대한 가장 뜨겁고도 다정한 실존적 철학에 가깝지.

그녀가 제안하는 '완벽한 장례식'은 호화로운 꽃 장식이나 권위적인 절차를 뜻하지 않아. 대신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모여 슬픔에만 함몰되지 않고, 내가 남긴 유머와 취향, 그리고 우리가 나누었던 시간을 기분 좋게 추억할 수 있는 '축제 같은 이별'을 설계하는 과정이야.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할 때, 비로소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의 온기와 오늘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소중함이 선명해진다는 사실을 에세이적 필치로 차분히 일깨워줘.

많은 독자가 이 책에서 깊은 위로를 얻는 지점은 죽음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사건 앞에서도 '나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주체적인 태도에 있어. 우리는 태어날 때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없었지만, 떠날 때만큼은 내가 사랑했던 음악이 흐르고, 내가 아끼던 물건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며, 남겨진 이들에게 상처가 아닌 다정한 안부를 전하는 방식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막연한 죽음의 공포는 어느덧 다스릴 수 있는 하나의 '삶의 과업'으로 변모해.

저자는 말해. 잘 죽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은 결국 잘 살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과 같다고. 이 책을 읽다 보면 사유의 지평은 자연스럽게 확장돼. "내가 만약 내일 떠난다면, 나는 지금 누구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까? 내 방의 물건 중 무엇을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까?" 이런 질문들은 우리를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진실함으로 데려다 놓지. 타인의 시선에 맞춘 삶이 아니라, 나의 장례식 명단에 올릴 소중한 이름들을 떠올리며 내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게 되는 거야.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가진 세계관은 허무주의와는 거리가 멀어. 오히려 생의 의지로 가득 차 있지. 예스24나 교보문고의 수많은 서평이 입을 모아 말하듯, 이 책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을 완성하는 법"**을 가르쳐줘. 죽음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조현선은 담담하게 자신의 '엔딩 노트'를 공유하며 우리에게 용기를 줘. 나를 나로 존재하게 했던 사소한 취향들이 장례식의 테마가 될 때,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아름다운 퇴장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지.

결국 이 책은 우리에게 묻고 있어. 당신의 삶이라는 책에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페이지를 써 내려갈 준비가 되었느냐고. 그 페이지를 구상하는 동안 당신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게 될 거야. 완벽한 끝맺음을 상상하는 일은, 결국 오늘을 완벽하게 살아내겠다는 가장 강력한 다짐이니까.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완성이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았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나의 죽음을 가장 다정하게 준비한다.”
만약 오늘 당신이 당신만의 '완벽한 장례식'을 기획한다면,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단 한 곡의 노래는 무엇인가요?

글  :  미디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