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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일억 번째 여름 VER.3

사라지는 계절들 사이에서 마음은 어디로 향하는가

이재혁2025. 12. 10
끝나지 않는 계절이 남긴 마음들
여름이 너무 길어졌다는 말이 어느 순간 농담이 아니게 됐다.
청예의 『일억 번째 여름』은 이 불안을 한 걸음 더 밀어붙여,
**“정말 여름이 끝나지 않는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세계에서 사람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고,
더 시원한 곳을 가진 쪽이 더 많은 권력을 갖는다.
기후 위기 속 격차의 모습이 낯설지 않아
소설이 아니어도 될 것 같은 씁쓸함이 남는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서로 다른 능력과 몸을 가진
이복 형제 일록과 이록이 있다.
서로 다른 세계에 서 있지만,
둘이 바라보는 마음의 방향은 닮아 있다.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은 때때로 잔인하고, 때때로 구원에 가깝다.
소설이 전하고 싶은 건 거대한 멸망보다
그 끝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음이다.

“자연에는 악의도 선의도 없다. 그저 흔들릴 뿐이다.”
“나는 언제나 그 아이를 지키고 싶었다.”

책을 덮으면 묘한 위로가 남는다.
세계가 기울어도,
사람은 결국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기울이며 살아간다는 사실.
그 마음이 어쩌면 우리가 견디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글  :  이재혁 에디터

admin@use9.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