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잔상 깊은 문장, 오래 머무는 울림
한로로의 앨범과 연결된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바로 그런 경험을 선사한다. 음악을 들으며 스쳤던 시각적 장면이 글 속에서 재현될 때, 독자는 마치 음악과 소설이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는 듯한 설렘을 느낀다. 앨범의 첫 곡 〈내일에서 온 티켓〉과 맞닿은 소설의 도입부는 팬들에게 친숙함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소설 속 네 명의 아이,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은 살아가는 이유를 서로를 통해 발견한다. 그들의 담담한 시선과 꿈을 향한 순수한 열망은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서로에게 조금씩 살아갈 힘을 주고, 서로의 존재가 삶의 이유가 되는 과정은 조용하지만 강렬하다. 특히 비유와 은유가 가득한 문장들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나는 우리를 닮은 씨앗들이 어른들에게 걸리지 않고 여름 공기를 마실 수 있기를 속으로 바랐다.” “오늘까지의 기억을 양분 삼아 묵묵히 자라난다면 보현 언니는 얼마나 멋진 감독이 되어 있을까.” “설렘이 큰 나머지 여름의 깡패짓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사랑하는 존재를 만나고, 지키며, 꿈을 꾸기 위해 살아간다. 현실의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있다면, 살아가는 일은 초라한 몸부림이 아니라 간절하고 찬란한 행동이 된다.
글 : 이재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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