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이 있었냐면 이창동 감독 신작 '가능한 사랑'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받았음. 한국 영화가 이 상 받은 거 이번이 처음.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나오고, 부유한 남편 둔 다큐 감독이 해고 노동자 부부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래. 월드 프리미어에서 기립박수 7분 나왔고 FIPRESCI상까지 같이 챙겼음. 국내는 9월 23일 극장,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 그래서 이게 왜 화제냐면 일단 이창동이 24년 만에 베니스에서 은사자상 받은 거임.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 받은 이후 처음. '버닝' 이후로는 8년 만의 신작이고. 근데 진짜 포인트는 따로 있어 — 이거 원래 영진위 지원금 15억 받은 프로젝트였는데 추가 투자가 안 붙어서 10년 넘게 서랍 속에 있었대. 극장 관객 줄고 한국영화 흥행 안 되니까 투자시장이 얼어붙어서. 그러다 올초에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이 뒤집힌 거지. 이창동 감독 첫 넷플릭스 작품이기도 하고. 사람들은 여기서 뭘 느끼냐면 일단 "이런 영화가 극장 투자를 못 받아서 넷플릭스로 갔다니" 싶은 씁쓸함이 있고, 동시에 "그래도 넷플릭스 덕분에 세상에 나왔네" 하는 안도감도 있음. 작가주의 영화, 중예산 영화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거 다들 체감하고 있으니까. 감독이 소감에서 "노동이 사라져가는 시대,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가 끊어져가는 시대에 영화가 뭘 할 수 있을지" 물었다고 했는데, 이 질문 자체가 지금 한국 영화판 처지랑도 겹쳐 보임. 그리고 "2027 오스카까지 노려보나" 하는 기대감도 슬쩍 따라옴. 한 줄로 말하면 극장이 외면한 영화를 넷플릭스가 받아안았더니, 24년 만의 베니스 은사자상으로 돌아왔다.
[여기는 베니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