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이 있었냐면 뮤지컬 '엘리자벳'이 4년 만에 돌아오는데, 무대를 거의 새로 그렸어. 예전엔 기둥이랑 화려한 장식으로 합스부르크 황실의 위엄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뾰족한 선이랑 가시 같은 조형물을 곳곳에 넣었대. 엘리자벳 방도 안락한 공간에서 인물을 찌르고 옥죄는 느낌으로 바뀌고, 황실 상징인 독수리 조각상 여섯 개도 권력이 누구한테 있는지에 따라 방향을 바꾼다는 설정이 들어갔어. 무대디자이너 서숙진이 최근 인터뷰에서 이 변화를 직접 설명했고. 그래서 이게 왜 화제냐면 이번 무대의 핵심은 "겉보기엔 아름답지만 사실은 감옥"이라는 발상이야. 화려한 황궁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그 안에 갇힌 사람의 심리를 무대 자체로 표현하겠다는 거지. 독수리가 시선을 돌리면서 권력의 중심을 보여준다는 디테일도 그냥 장식이 아니라 이야기 장치로 쓰인다는 점이 눈에 띄어. 4년 만의 재연이라 팬들 기대치도 이미 높은 상태에서, "이번엔 뭐가 달라졌나"에 대한 답이 꽤 구체적으로 나온 셈이야. 사람들은 여기서 뭘 느끼냐면 일단 기대감. 같은 작품이라도 무대가 이렇게 재해석되면 완전히 새로운 공연처럼 느껴지니까. 특히 엘리자벳의 부채가 나이 들수록 점점 커진다는 설정이나, 프란츠 요제프와의 호숫가 장면이 나무의 색으로 관계 변화를 보여준다는 부분에서는 "이런 디테일까지 신경 썼구나" 하는 감탄이 나올 만해. 동시에 무대디자이너가 "각 분야가 따로 놀면 안 된다"고 말한 부분에서는, 공연 하나가 얼마나 많은 협업으로 만들어지는지 새삼 느끼게 되는 지점도 있고. 한 줄로 말하면 황궁은 그대로인데, 이번엔 감옥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최한종의 무대 뒤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