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이 있었냐면 연극 〈그의 어머니〉가 명동예술극장에서 재연 중이야. 미성년 아들이 세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뒤, 그 어머니 브렌다가 겪는 2주간의 심리적 붕괴를 다룬 작품. 영국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가 직접 한국을 찾아서 "배경도, 인종도 하나도 안 맞는데 작품의 정수를 완벽하게 전달했다"며 감동받았다고 했어. 배우 진서연이 브렌다 역을 원캐스트로 맡았고, 5월 17일까지 공연돼. 그래서 이게 왜 화제냐면 요즘 가해자 서사에 대한 피로감이 엄청나잖아. 근데 이 연극은 그걸 정면으로 건드리면서도, 가해자 엄마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 "아들 편을 들 것이냐 말 것이냐"는 실존적 선택을 무대 위에서 2시간 30분 동안 들이미는 거지. 영화 〈케빈에 대하여〉랑 비슷한 느낌이지만, 케빈은 과거를 돌아보는 얘기고 이건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관한 얘기야. 훨씬 더 날카롭고 불편해. 사람들은 여기서 뭘 느끼냐면 관객 반응을 보면 "불편한데 눈을 못 떼겠다"는 말이 많아. 가해자 엄마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정답이 없으니까 다들 각자의 감정을 들고 극장을 나오는 거지. 진서연 본인도 "연습할 때 고열로 쓰러질 정도로 힘들었지만 막이 내리면 신기하게 치유된다"고 했을 만큼, 배우고 관객이고 다 같이 뭔가를 같이 겪는 공연인 셈이야. 그리고 자꾸 드는 질문 하나 —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한 줄로 말하면 내 아들이 괴물이 됐을 때, 나는 뭘 선택할 수 있을까 — 그 질문을 2시간 30분 동안 정면으로 버텨내는 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