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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2026. 07. 22
"이 세상은 아직" 
이라는 제목으로, 한 평론가의 블로그에 글이 올라왔다.
이런 글이 피로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써야만 하는 현실이 있다며 그는 글의 포문을 열었다.
글쓴이는 바로 이동진 평론가였다.
발단은 영화 '호프'였다.
개봉 이후 온라인에서는 이 영화를 둘러싼 논쟁으로 한창 열기가 뜨거웠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야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간극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바람에, 같은 영화를 본 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
대중의 반응이 그러했듯, 이동진 평론가 역시 5점 만점에 4점.
꽤 후한 점수를 줬다.

사건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감독이랑 친분이 있나 보네
돈 받고 썼네
한국 영화라서 후하게 줬나 보다
카르텔 때문에 사회생활 한다
믿었는데 실망스럽다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결국 이동진 평론가는 이렇게 운을 뗐다.

"먼지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그는 쏟아진 소모적인 말들에 하나하나, 정성껏, 그다운 방식으로 답을 이어갔다.

"서로 달라서 배치되는 사실들은 공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의견은 충분히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의견들끼리도 충분히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면서 경험을 확장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예술은 더 풍성해지고, 사회는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니까요.
이게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니까요."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기분이 상하고
누군가는 의혹을 갖고
누군가는 자신의 분석이 더 맞다고 우긴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내 의견과 내 감정이 소중하듯,
타인의 생각도 그만큼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
주관적 감상과 해석이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는 예술의 세계에서는,
그게 훨씬 힙하고 세련된 태도 아닐까.
이 사태를 보며 떠오른 영화가 하나 있다.
 
'군체'.

영화 속 대사로 마무리하려 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소통의 불완전함, 
상대방이 느끼는 바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모든 비극들, 
그걸 완벽하게 해결한 상태. 
그게 바로 우리에요."

완벽한 소통을 원한다면, 사실 방법은 있다.
군체가 되면 된다.

근데,  그러고 싶은 사람...? 🙋🏻

…

역시, 
우리는 그냥 지금처럼 오해하고, 사과하고, 또 이해하려 애쓰면서 살아가는 수밖에.